입추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절기다. 24절기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때부터 입동까지가 가을이다. 그런데 너무 덥다. 봄이 없어졌다고 한다. 겨울이 끝나자 바로 여름이 왔다고 말하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가을도 못 느끼고 바로 겨울로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직 한여름 무더위를 걱정하는 처지라 입추에 대한 감각도 없다. 정신없이 덥다. 입추하면 빼먹을 수 없는 곤충이 있다. 매미다. 매미는 수컷이 운다. 암컷은 울지 않는다. 한여름 숲속 매미의 울음소리도 크지만 입추 때부터는 더욱 크다. 커도 너무 크다. 짝을 찾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알고 보니 서글픈 울음이다. 매미의 울음은 두 가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는 여름이 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