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가 저물고 있다. 석양이다. 석양이 붉은빛을 발하고 있다. 빛이 곱고 이쁘다. 평온함 마저 느낀다. 산속 주변이 조용한 탓일까, 아니면 따뜻함 때문일까. 조금 있으면 저 붉은빛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겠지. 아니다. 어쩌면 겨울 해가 자신을 불사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이제 빛을 대신할 어둠이 준비하고 있다. 해는 자신의 존재를 비추고 있었지만 어둠은 소리 없이 나타나 온 천지를 캄캄하게 뒤덮을 것이다. 그것도 살며시 말이다. 으스스한 분위기는 어둠의 특권이니 뭐라 시비하겠는가. 겨울밤은 춥다.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얼어붙게 할 정도의 한파라고 한다. 겨울밤은, 어두움은 냉혹 하다. 그래도 달빛이 있어 위안을 가져본다. 달이 저 멀리서 다정하게 다가와 어두움을 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