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절기다.
24절기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때부터 입동까지가 가을이다.
그런데 너무 덥다.
봄이 없어졌다고 한다.
겨울이 끝나자 바로 여름이 왔다고
말하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가을도 못 느끼고
바로 겨울로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직 한여름 무더위를 걱정하는 처지라
입추에 대한 감각도 없다.
정신없이 덥다.
입추하면 빼먹을 수 없는 곤충이 있다.
매미다.
매미는 수컷이 운다.
암컷은 울지 않는다.
한여름 숲속 매미의 울음소리도 크지만
입추 때부터는 더욱 크다.
커도 너무 크다.
짝을 찾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알고 보니 서글픈 울음이다.
매미의 울음은 두 가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는 여름이 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다.
가을이 오기는 오는가 보다.
단풍나무들이다.
가을이 깊어지는 시간이 오면
고운 색깔을 띠겠지.
불그스럼한 색깔로 갈아입고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 것이다.
가을은 마법의 힘이 있다.
사람들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마법 말이다.
농부들의 손이 바빠지는 시간이다.
다들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땀의 대가를 받아야
고생한 보람도 있지 않겠는가.
하늘도 푸르다.
높아 보인다.
구름이 한가로운 느낌이다.
햇빛도 강렬하지 않다.
바람도 시원한 느낌이다.
입추 때는 벼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는 속담이 있다.
벼가 쑥쑥 커가는 것을 빗댄 말이다.
지금의 막바지 더위는 가을 농사를
잘 마무리하라는 자연의 섭리다.
그렇다.
막바지 무더위는 축복인 셈이다.
추운 겨울날 여름 기억을 되살리기 위한
준비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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