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아침잠을 깨우는 비다.
다닥다닥 소리가 들린다.
비가 유리창에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다.
정겹다.
비구름으로 뒤덮인 관악산이 보인다.
삼성산도 매한가지다.
이 비가 관악산과 삼성산에 쌓인 눈을
녹일 것이다.
이번에 온 비는 새 생명을 품고 있다.
절기상 대한이 코앞이지만
멀지 않아 입춘이다.
대지를 적시는 비는 봄을 재촉하고 있다.
베란다에서 자라고 있는 남천 나무다.
남천 나무는 6월에서 7월에
개화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10월에서 11월에 열매가 열린다.
열매는 붉은색으로 둥글다.
아주 작다.
한 겨울을 이겨내고 굳건히 크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다.
다가오는 봄에는 더 큰 화분에
옮겨 심어 보려고 한다.
이쯤 되면 반려 식물이라 할 수 있겠다.
우산을 들고 뒷산에 올랐다.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비를
자연에서 맞고 싶었다.
우산 위로 탁탁탁 떨어지는 빗소리가
너무 좋다.
단조로운 선율이 포근함을 더해 주고 있다.
가끔씩 나뭇가지에 모아진 빗방울이
툭툭하고 떨어지면
새로운 리듬을 느낄 수 있다.
나무 위 까치집도 단장될 것이다.
번식을 준비하기 위한
활동이 보인다.
까치들이 나뭇가지를 물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개나리 나무에 작은 꽃봉오리가 맺었다.
앙증맞지만 놀랍다.
대한 추위가 아직 남아있는 데
벌써 꽃봉오리를 피우다니.
남은 겨울 추위가
다가오는 봄바람을 막을 수 없다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비를 맞고 있는 까치다.
겨우내 먹지 못해서 홀쭉하다.
비가 깃털을 쓸어내려서
더욱 날씬한 모습이다.
애처롭다.
아니다. 어쩌면 까치도
비를 만끽하는 중일 수도 있다.
살아남아 번식을 할 수 있음을
과시하고 있는 줄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뭇가지 높은 곳에서 위용을 뽐내며
짝을 찾으려고 자세다.
아니면 새 둥지를 튼튼하게 깃기 위해
주변을 살피는 거다.
비가 물방울 맺히게 한다.
나뭇가지에도
철봉에도 영롱한 물방울이 맺혔다.
물방울은 가냘프다.
그래서일까 조금만 뭉쳐도
아래도 떨어진다.
물방울은 유연하지만
강한 힘이 없는 듯하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려고만 하니
말이다.
그리곤 실개천을 만들고
강을 만들고 마침내 바다를 품는다.
놀랍다.
유연하고 힘이 없는 듯한
물방울이
길을 내고 바위를 돌아
바다를 이루는 힘이 그저 놀랍다.
물방울은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유연한 포용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비가 좋다.
새 생명을 잉태시키고
유연한 포용력을 갖고 있으니
어찌 싫어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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