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에세이

산재노동자를 기억하다

산사의밤 2023. 7. 18. 15:24

산업재해를 줄여서 산재라고 한다.

산재란 노동자가 일을 하다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거나

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2023년 올해도 7월 초에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는

산재사망 노동자 합동추모제가 열렸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함께 했다.

가슴 아픈 일이다.

하루속히 산재사망 노동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마석 모란 공원에서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제를 하는 이유는

고 문송면 군 죽음에서 시작되었다.

중학교 졸업을 앞둔

고 문송면 군은 가난 때문에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야간 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는 공장을

선택했다.

당시 15세 나이로 영등포구 협성계공에

입사한 것이다.

1987년 겨울이다.

협성계공은 온도계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온도계에는 수은이 들어가야 한다.

지금은 환경문제로 수은 대신

알코올이나 갈륨 등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은을 사용할 때만큼

정확하지 않는 게 문제다.

수은은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신경계 손상이나 암 등을 일으킨다.

따라서 수은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런 치명적인 수은에 노출된 고 문송면 군은

입사 한 지 두말만에 쓰러지고 만다.

여러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뚜렷한 병명을 밝힐 수가 없었다.

아무 보호시설도 없었던

열악한 공장 상황이

고 문송면 군은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서울대병원에서

수은중독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회사는 이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결국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노동부와 회사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이 벌이게 되었다.

너무나 가혹한 고통이었다.

 

그 당시 노동부는

서울대병원이 산재지정 병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산재를 거부했다.

황당한 일이다.

그리고 회사는 고 문송면 군이 시골에서

농약에 중독된 것이라며

수은 중독이 아니라고 우기고 있었다.

1988년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다.

이후 양심적인 지식인과 의료계가 앞장섰고

언론에 대대적인 보도가 있자

노동부와 회사는 굴복한 것이다.

하지만 고 문송면 군은 16살 꽃다운 나이에

그렇게 세상에 떠나야 했다.

1988년 7월 2일이었다.

수은중독 직업병이란 것을

세상에 알리고 생을 마감한 것이다.

비통하고 애석하다.

 

 

1987~8년은 민주화 함성이 드높았다.

그동안 억눌렸던 것들이 분출되던 시가다.

고 문송면 군의 직업병 문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원진레이온 직업병 문제도

수면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후 원진레이온 투쟁은

노동운동에 한 획을 긋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만큼 치열했다는 말이다.

원진레이온은 일본에서 수입된 공장이다.

당시 일본 도레이사에서

직업병 문제가 발생하자

공장을 폐기하려는 것을

친일파 박흥식이

1965년 한일협정 전에 가지고 왔다.

그리고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 일대에서

공장을 가동했다.

지금의 부영아파트 자리다.

일본에서 일어난 직업병이

한국에서는 안 일어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겠지.

인조견 실을 뽑기 위해 사용된 이황화탄소는

독성이 강한 물질로, 흡입하면

신경계와 호흡기에 손상을 입는다.

사망도 한다.

1988년부터 투쟁을 통해 인정받기 시작한

원진레이온 직업병 환자 수는

915명에 이르렀다.

이 중 230명은 사망한 상태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겪었음에도

산업재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더 확대되는

모양새다.

통탄할 일이다.

벌써 30년 전부터 시작된 일이었는데

말이다.

강산도 3번씩아 바뀌었지만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니

놀랍다.

오히려 산업재해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발생한 산업재해는 총 124건으로,

이 중 128명이 사망하고 2,56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도 사망자는 19명,

부상자는 158명 증가한 수치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전쟁이라도 벌이고 있단 말인가.

노동자는 먹고살기 위해 일한다.

죽으려고 질병에 걸리려고

부상당하려고 일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먹고살기 위해 나간 일터에서

가족들과 생이별이

반복적으로 벌어진다면

무엇인가 잘 못된 것 아닌가.

잘 못 된 것을 바라만 보고만

있을 것인가

평론만 할 것인가.

단 하나뿐인 목숨은 소중하다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요

형제 자매요 자식의 소중한 생명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것이다.

지켜주어야 한다.

빼앗지 마라.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행복 추구권이다.

생명을 지배할 권리는 인간에게는 없다.

안전이 보장되고

생명이 우선시 되는 사회를 다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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